여섯째,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미술 시장에서 eight figures (1천만 달러이상, 1억 달러미만)라는 말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임팩트가 있는 작품은 100억원 이상의 가격에 거래가 된다는 것이다. 다양한 아트 페어에 가보면 많은 수의 작품들이 현재 시점이 최정점의 작품일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품은 구입하는 순간 急轉直下 급전직하 하며 헤어나올 수 없는 블랙홀에 빠지게 되기에 조심해야 한다. 컬렉터는 무엇보다 좋은 그림을 많이 봐야 한다. 그래야 좋은 작품과 그러지 않은 작품에 대한 분별력이 생긴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국내의 아트 페어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눈에 띄는 작가가 갈수록 줄어들고, 대중적인 취향과 트렌드에 민감한 작가들의 비중이 점점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내가 문화재단의 리더로 일을 할 때 배운 것이 하나 있다. 회장님께서는 중국 미술시장의 폭발적인 확대를 예측하시고, 중국의 각 분야 대가들의 작품을 한국으로 가져올 수 있는 길을 여셨다. 방법은 대가들의 예술활동을 지원하고 그 분들의 개별 기념관을 제주에 지어주기로 약속을 하셨다. 또한, 중국의 5대 미술학원의 졸업생 중 최고의 작가들을 후원하고 있는데, 현재 수천 명이 넘는다. 그들 중 일부는 중국의 문화 예술을 끌고 나갈 최고의 작가들로 선정되어 작품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하고 있다. 선견지명이란 이럴 때 사용하는 표현일 것이다. 좋은 작가를 선별하는 방법은 좋은 작품을 오랫동안 보면서 안목을 키우고, 구입을 해야 알 수 있다. 또한 주위에 미술 전문가나 좋은 관계를 맺은 갤러리가 있을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좋은 작가들은 그림을 그리는 시점마다 끊임없이 전진하며 새로운 도전을 하는 작가다. 어떤 작가든 변하지 않고, 과거의 작품을 답습한다면 작가와 컬렉터 모두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일 것이다.
일곱째, 컬렉터와 후원그룹이 있어야 한다.
전업작가는 작품활동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다. 대신 그러려면 안정적인 수입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후원그룹이나 작품을 적절히 구입해주는 컬렉터가 있어야 한다. 후원그룹이나 컬렉터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내 작품을 이해시켜야 하고, 내 작품을 좋아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에 대한 진정성과 발전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작가를 좋아하고 작품을 구입을 할 수 있다.
후원그룹이나 컬렉터가 선택한 작가가 신인에서 옐로우칩 작가로 성장하고, 어느 시점이 지나면 미술시장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블루칩 작가로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은 그들에게 엄청난 행복이자 기쁨이다. 결국 좋은 작가란 컬렉터에게 행복감과 부의 상승을 통한 자산증가를 만들어 주는 작가다. 내 작품이 돈이 되게 만드는 것이 작가에게 중요한 자기 증명이다. 작가들 중 일부는 그림을 판매하는 것에 부정적인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작가에게는 작가정신이라는 '장인정신'도 필요하지만 내 그림을 사는 사람들에게 물질적, 그리고 정신적인 이득을 안겨주는 '상인정신' 역시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그린 작품은 다락이나 창고에 두고 혼자만 보는 것이 좋겠다. 그러나, 미술 시장으로 나온 이상 내 작품을 산 컬렉터들이 어떠할 때 행복할 지를 깨닫고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할 때 내 작품을 이해하고, 사랑해줄 후원그룹과 컬렉터들이 생겨남을 깨달아야 한다.
좋은 작품을 고르는 법
만일 미술에 입문한 지가 오래되지 않았고, 미술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때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을 해보자.
그림에 대한 니즈는 있지만 선뜻 비싼 그림을 사기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 참으로 난감할 것이다.
이럴 때 사용할 수 있는 팁 몇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메이저 갤러리의 기획전을 이용한다.
가나 아트센터,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와 같은 국내 메이저 갤러리들이 기획전을 하는 경우, 철저한 준비과정과 검증과정을 거친 작가들을 선별하기에 좋은 그림을 살 수 있는 기회이다. 내가 2007년 모 갤러리의 대표로 이동을 하려고 준비했을 때 그곳에서 정상화의 기획전이 진행 중이었다. 당시 그의 작품은 3,500만 원선으로 기억한다. 이후 단색화 열풍을 맞은 정상화의 작품가는 10배 이상으로 올랐고, 주요 경매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기획전을 잘 살펴보고, 아트 디렉터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시행착오가 없는 좋은 컬렉션을 할 수 있다.
나는 과거 인사동 노화랑의 100만원 전과 같은 기획전을 무엇보다 좋아했는데, 좋은 그림을 아주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06년 노화랑 기획전에서 늦어서 못산 박형진 작가의 다숙이 작품은 아직도 내 맘 속 깊이 차지하고 있는 그림이다. 작품과 작품에 담긴 작가의 글을 소개한다.
내 개, 2F, 2006, 개인소장
박형진 작가의 글
95년 다숙이를 처음 그린 것 같다.
96년에도 그렸고.. 98년에도..
중간중간 생각날때마다 조연으로 등장하기도하고..
내겐 아주멋진 모델이 되어주었던 다숙이.
한참을 잊고있다가,
다시 다숙이를 그렸다.
예전 그림이랑 같이보니,
좀 다르다..
예전에는 다숙이를 보고 그렸으나..
지금은 내맘속에 있는 다숙이를 그려서인가?..
이상하게 다숙이를 생각하면
눈물이난다..
둘째, 주요 경매사의 기록을 활용한다.
서울옥션과 K옥션의 10년치 경매자료를 분석하면(이미 분석 자료가 있다) 어떤 작가들이 인기가 있고,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심플하게 서울옥션 판매금액 순위 100대 작가의 리스트를 보거나 10대 작가로 좁혀보면 어떤 작가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가치가 상승하는 지를 알 수 있다. 물론, 판매금액 외에도 그림의 카테고리로 분류한 후 리스트를 보면 조금 더 디테일하게 작가들의 평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근대작가와 현대 작가, 신진작가들에 대한 시중의 평가도 볼 수 있기에 경매사의 데이터는 잘 활용하면 좋다. 기 판매된 자료만 활용을 할 경우는 새로이 떠는 작가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경매에 잘 노출이 안 되는 작가를 판별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다양한 미술관련 잡지도 보고, 미술 카페와 같은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팁이고, 다양한 아트 페어를 방문하여 현장에서 다양한 작품을 많이 보는 것도 안목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단골 갤러리를 만들어 두면 시장과 작가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경매의 낙찰 비율은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표이니 몇 달 또는 1년 뒤의 경제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자료로 좋다. 경매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꽃이라고 표현한다. 경매가 매력적인 것은 수요와 공급의 상관관계를 살짝 빗겨난 가격 비탄력적인 특성을 보인다는 점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한국 경매시장은 서울옥션과 K옥션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 메이저 갤러리에서 운영한다는 점이다. 1차 시장과 3차 시장을 두 개의 회사가 독과점적으로 운용하기에 가격의 왜곡이 생길 가능성도 있고, 시장 지배력이 너무 크다는 단점도 있으니 기억해두면 좋다.
이인석
(주)르리앙 대표
의료선교단체 GIC(Global Image Care) 이사장
단국대학교 발전 자문위원장
이인석 대표의 미술 칼럼은 매월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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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째,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미술 시장에서 eight figures (1천만 달러이상, 1억 달러미만)라는 말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임팩트가 있는 작품은 100억원 이상의 가격에 거래가 된다는 것이다. 다양한 아트 페어에 가보면 많은 수의 작품들이 현재 시점이 최정점의 작품일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품은 구입하는 순간 急轉直下 급전직하 하며 헤어나올 수 없는 블랙홀에 빠지게 되기에 조심해야 한다. 컬렉터는 무엇보다 좋은 그림을 많이 봐야 한다. 그래야 좋은 작품과 그러지 않은 작품에 대한 분별력이 생긴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국내의 아트 페어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눈에 띄는 작가가 갈수록 줄어들고, 대중적인 취향과 트렌드에 민감한 작가들의 비중이 점점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내가 문화재단의 리더로 일을 할 때 배운 것이 하나 있다. 회장님께서는 중국 미술시장의 폭발적인 확대를 예측하시고, 중국의 각 분야 대가들의 작품을 한국으로 가져올 수 있는 길을 여셨다. 방법은 대가들의 예술활동을 지원하고 그 분들의 개별 기념관을 제주에 지어주기로 약속을 하셨다. 또한, 중국의 5대 미술학원의 졸업생 중 최고의 작가들을 후원하고 있는데, 현재 수천 명이 넘는다. 그들 중 일부는 중국의 문화 예술을 끌고 나갈 최고의 작가들로 선정되어 작품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하고 있다. 선견지명이란 이럴 때 사용하는 표현일 것이다. 좋은 작가를 선별하는 방법은 좋은 작품을 오랫동안 보면서 안목을 키우고, 구입을 해야 알 수 있다. 또한 주위에 미술 전문가나 좋은 관계를 맺은 갤러리가 있을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좋은 작가들은 그림을 그리는 시점마다 끊임없이 전진하며 새로운 도전을 하는 작가다. 어떤 작가든 변하지 않고, 과거의 작품을 답습한다면 작가와 컬렉터 모두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일 것이다.
일곱째, 컬렉터와 후원그룹이 있어야 한다.
전업작가는 작품활동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다. 대신 그러려면 안정적인 수입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후원그룹이나 작품을 적절히 구입해주는 컬렉터가 있어야 한다. 후원그룹이나 컬렉터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내 작품을 이해시켜야 하고, 내 작품을 좋아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에 대한 진정성과 발전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작가를 좋아하고 작품을 구입을 할 수 있다.
후원그룹이나 컬렉터가 선택한 작가가 신인에서 옐로우칩 작가로 성장하고, 어느 시점이 지나면 미술시장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블루칩 작가로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은 그들에게 엄청난 행복이자 기쁨이다. 결국 좋은 작가란 컬렉터에게 행복감과 부의 상승을 통한 자산증가를 만들어 주는 작가다. 내 작품이 돈이 되게 만드는 것이 작가에게 중요한 자기 증명이다. 작가들 중 일부는 그림을 판매하는 것에 부정적인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작가에게는 작가정신이라는 '장인정신'도 필요하지만 내 그림을 사는 사람들에게 물질적, 그리고 정신적인 이득을 안겨주는 '상인정신' 역시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그린 작품은 다락이나 창고에 두고 혼자만 보는 것이 좋겠다. 그러나, 미술 시장으로 나온 이상 내 작품을 산 컬렉터들이 어떠할 때 행복할 지를 깨닫고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할 때 내 작품을 이해하고, 사랑해줄 후원그룹과 컬렉터들이 생겨남을 깨달아야 한다.
좋은 작품을 고르는 법
만일 미술에 입문한 지가 오래되지 않았고, 미술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때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을 해보자.
그림에 대한 니즈는 있지만 선뜻 비싼 그림을 사기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 참으로 난감할 것이다.
이럴 때 사용할 수 있는 팁 몇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메이저 갤러리의 기획전을 이용한다.
가나 아트센터,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와 같은 국내 메이저 갤러리들이 기획전을 하는 경우, 철저한 준비과정과 검증과정을 거친 작가들을 선별하기에 좋은 그림을 살 수 있는 기회이다. 내가 2007년 모 갤러리의 대표로 이동을 하려고 준비했을 때 그곳에서 정상화의 기획전이 진행 중이었다. 당시 그의 작품은 3,500만 원선으로 기억한다. 이후 단색화 열풍을 맞은 정상화의 작품가는 10배 이상으로 올랐고, 주요 경매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기획전을 잘 살펴보고, 아트 디렉터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시행착오가 없는 좋은 컬렉션을 할 수 있다.
나는 과거 인사동 노화랑의 100만원 전과 같은 기획전을 무엇보다 좋아했는데, 좋은 그림을 아주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06년 노화랑 기획전에서 늦어서 못산 박형진 작가의 다숙이 작품은 아직도 내 맘 속 깊이 차지하고 있는 그림이다. 작품과 작품에 담긴 작가의 글을 소개한다.
내 개, 2F, 2006, 개인소장
박형진 작가의 글
95년 다숙이를 처음 그린 것 같다.
96년에도 그렸고.. 98년에도..
중간중간 생각날때마다 조연으로 등장하기도하고..
내겐 아주멋진 모델이 되어주었던 다숙이.
한참을 잊고있다가,
다시 다숙이를 그렸다.
예전 그림이랑 같이보니,
좀 다르다..
예전에는 다숙이를 보고 그렸으나..
지금은 내맘속에 있는 다숙이를 그려서인가?..
이상하게 다숙이를 생각하면
눈물이난다..
둘째, 주요 경매사의 기록을 활용한다.
서울옥션과 K옥션의 10년치 경매자료를 분석하면(이미 분석 자료가 있다) 어떤 작가들이 인기가 있고,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심플하게 서울옥션 판매금액 순위 100대 작가의 리스트를 보거나 10대 작가로 좁혀보면 어떤 작가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가치가 상승하는 지를 알 수 있다. 물론, 판매금액 외에도 그림의 카테고리로 분류한 후 리스트를 보면 조금 더 디테일하게 작가들의 평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근대작가와 현대 작가, 신진작가들에 대한 시중의 평가도 볼 수 있기에 경매사의 데이터는 잘 활용하면 좋다. 기 판매된 자료만 활용을 할 경우는 새로이 떠는 작가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경매에 잘 노출이 안 되는 작가를 판별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다양한 미술관련 잡지도 보고, 미술 카페와 같은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팁이고, 다양한 아트 페어를 방문하여 현장에서 다양한 작품을 많이 보는 것도 안목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단골 갤러리를 만들어 두면 시장과 작가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경매의 낙찰 비율은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표이니 몇 달 또는 1년 뒤의 경제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자료로 좋다. 경매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꽃이라고 표현한다. 경매가 매력적인 것은 수요와 공급의 상관관계를 살짝 빗겨난 가격 비탄력적인 특성을 보인다는 점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한국 경매시장은 서울옥션과 K옥션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 메이저 갤러리에서 운영한다는 점이다. 1차 시장과 3차 시장을 두 개의 회사가 독과점적으로 운용하기에 가격의 왜곡이 생길 가능성도 있고, 시장 지배력이 너무 크다는 단점도 있으니 기억해두면 좋다.
이인석
(주)르리앙 대표
의료선교단체 GIC(Global Image Care) 이사장
단국대학교 발전 자문위원장
이인석 대표의 미술 칼럼은 매월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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